다음 글은 제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 인터넷으로 한국어 강좌를 듣고 받아쓰기한 것입니다. 틀린 곳이 있으면 고쳐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http://www.nhk.or.jp/gogaku/hangeul/levelup/index.html
(2월15일 방송: 다음주 월요일 10시까지 들을 수 있습니다.)
채식주의자 < 결혼 전부터 아내는 식성이 좋았다>
말문이 막혔다. 요즘 채식 열풍이 분다는 것즘은 나도 보고 들은 것이 있으니 알고 있었다. 건강하게 오래 살 생각으로, 알래르기니 아토피니 하는 체질을 바꾸려고, 혹은 환경을 보호하려고 사람들은 채식주의자가 된다. 물론 철에 들어간 스님들이야 살생을 안겠다는 대의가 있겠지만, 사충기 소녀도 아니고 이게 무슨 짓인가. 살을 빼겠다는 것도 아니고, 병을 고치려는 것도 아니고, 무슨 귀신에 씬 것도 아니고. 악몽 한 번 꾸고는 식습관을 바꾸다니. 남편의 만류따위는 고려저차 하지 않는 저 고집스러움이라니.
처음부터 아내가 고기를 역겨워하는 체질이었다면 그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결혼 전부터 아내는 식성이 좋았고 그 점이 특히 내 마음에 들었섰다. 그녀는 불판에 얹인 갈비를 익숙한 솜씨로 뒤지벗고 한 손의 집게를 다른 한 손의 큰 가위를 들고 쑥쑥 잘라내는 붐이 둥직했다.
결혼한 뒤 일요일에 만들어내는 요리들도 그럴 듯했다. 다진 생강과 물엿으로 미리 채워 향긋하고 달곰하게 뒤긴 삼겹살. 샤브샤브용 쇠고기를 후추와 죽염, 참기름으로 깐하고 잡쌀가루를 앞뒤로 입힌 뒤 구워 마치 떡이나 전 같던 그녀만의 특별식. 다진 쇠고기와 불린쌀을 참기름에 볶은 뒤 콩나물을 얹어 지운 콩나물 비빔밥, 긁은 감자를 썰어 넣은 닭도리탕은 어뗗던가. 자작자작 매꼼한 국물이 속살까지 배어둔 그것을 나는 한 자리에서 세 적씩씩 비어내곤 했다.
그런데 이제 아내가 차려 넣은 식탁은 무슨 껄인가. 비스듬히 의자에 앉은 아내는 한 눈에도 맛없어 보이는 미역국을 입에 떠놓고 있었다. 밥과 된장을 상추에 싸서 입이 볼이 불륙하게 넣고 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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