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하신 '그 정도까지만'과 '그 정도로 하고'는 거의 같은 뜻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생활에서는 혼동될 만한 두가지 반대되는 쓰임새가 있습니다.
1. 어떤 일을 더 이상 말고. 그 정도까지만, 거기까지만 (하고). ('이제 그만 먹자' = 더 이상 먹지 말자).
2. 이미 하던 일을 그만하고 그 대신. ('이제 그만, 먹자' = 하던 것을 그만하고 이제 밥을 먹자)
(1)에서는 '그만'이 다음에 오는 동사를 직접 수식하는 반면 (2)에서는 이제까지 하던 어떤 일을 끝내는 걸 말합니다.
(1)의 의미로 사용할 때는 '그만 먹자'를 연결해 말하고 '그만' 부분을 강조합니다.
(2)에서는 '그만'과 '먹자' 사이를 약간 띄어 말하고 '먹자' 부분을 강조합니다.
글로 쓸 때는 위에서처럼 쉼표나 다른 방식으로 명확히 하는 게 좋지만 동일하게 표기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럴 때는 뜻이 불확실할 수도 있지만 보통 문맥으로 알 수 있습니다.
'지금 그만 나 좋아해'는 '이제 나 그만 좋아해'(1), 또는 '이제 그만 (그러고) , 나 좋아해'(2) 의 의미가 될 수 있지만 후자는 부자연스러운 문장 같습니다.
'그만 가요'는 이 문장만 놓고 보면 더 가지 말자는 뜻일 수도 있고 (이제 끝내고) 왔던 곳으로 돌아가자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말의 높낮이와 연결을 달리 함으로써 구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