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는 영어의 in 에 상응하기도 하지만 기능 면에서는 at 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
어떤 장소와의 가벼운 연관 관게에만 쓰이고 그 장소가 어떤 행위나 사건이 일어나는 데 중요한 배경이 되는 경우, 즉 깊거나 길게 지속되는 관계일 때는 "에서"를 써야 합니다. 또 "에"는 영어의 to, 에서는 from 에 대응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예시된 "한국에 있었을 때 생긴 일들"의 "에"는 "있다/없다"라는 소재만을 나타내는 가벼운 의미의 동사와 쓰인 반면 "한국에 있었던 추억"의 경우는 추억이라는 말 자체가 뭔가 많은 일이 그곳에서 일어났음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에서"를 써야 합니다.
"에"와 "에서"는 장소뿐만 아니라 추상적인 개념에도 많이 쓰이는데 위에서처럼 관계의 경중이나 밀접한 정도, to / from 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예: 자유에의 갈망, 자유에서의 도피, 김소월 시어에 관한 고찰, 가족 안에서의 평화, ...).